10년간 의성에서 멸종위기종 나비를 기다린 사람이 있습니다. 매년 같은 자리를 정성껏 돌봤지만 나비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최근 산불로 서식지가 모두 불탔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자리를 조금 옮긴 곳에서 그토록 보고 싶던 나비를 만났습니다. 취재원 이석우 씨의 이야기입니다. 가끔 희망은 정면보다 한 발 옆에서, 슬며시 날아드는 것 같습니다.
엊그제 새 대통령이 뽑혔습니다. 기후 이야기를 가장 많이 꺼낸 후보였죠. 우리 삶에도, 지구에도 나비 같은 변화가 날아들 수 있을까요? 그러려면 저부터 조금 다른 자리에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살아가길 주저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합니다. 기분 좋은 우연과 희망이 펭친들 일상에도 찾아오길 바랍니다!
FROM.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기후 정책, 새 정부 우선 과제로 떠오를 수 있을까?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기후위기 의제가 다시 정책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기후에너지부 신설, 산업단지 맞춤형 재생에너지 보급,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으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생물다양성 분야 공약도 구체화하며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함께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특히 서남해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전국 송전망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은 산업계의 RE100 대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송전망을 어디에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에 따라 지역 사회와의 갈등이나 환경 훼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세심한 조율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향성이 국제 기후정책 흐름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치나 실현 가능한 계획, 재정 확보 방안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합니다. 한국이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고 진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지 모두 함께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기후위기로 고산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할 거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첸 아이칭 박사 연구팀이 전 세계 동식물 2000여 종의 분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부 생물들이 단순히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식지를 넓히거나 활동 시간과 번식 시기를 바꾸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모든 고산 생물들이 안전한 것은 아니에요. 미국 캐스케이드 산맥에만 사는 ‘레이니어산 흰꼬리들꿩’은 최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는데요. 기후위기로 고산 지대의 눈이 줄어들고 서식 환경이 바뀌면서 이들의 보금자리 95%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어요.
중국 톈산산맥에 사는 고산 포유류 ‘일리 피카’도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어요. 1980년대에는 2900마리로 추정됐던 개체 수는 현재 1000마리 이하로 급감했고, 해발 2800~3400m였던 서식지가 이제는 4000m 이상 고지대로 밀려난 상태예요. 저지대가 더워지고 식생이 변하면서 점점 높은 곳으로 쫓기고 있는 거죠.
이번 연구는 고산 생물들이 모두 멸종을 향해 가는 건 아니라는 희망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기후변화로 생물다양성의 재편성과 생태계 평준화에 대한 경고도 담고 있어요. 생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터전을 넘나드는 만큼, 우리가 그들의 변화를 잘 살피고 지켜주는 일도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조금 낯설고 독특하게 생긴 동물들을 보면 ‘못생겼다’는 말부터 떠오르시나요? 하지만 그 생김새는 오랜 진화의 결과이자 생존을 위한 전략이랍니다. 최근 BBC 야생동물 매거진은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동물들’을 소개하며 우리가 외모로 동물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어요.
예를 들면, 분홍색 민머리를 가진 캘리포니아콘도르는 하늘을 시속 80km로 누비는 멋진 조류로 무정란에서 새끼가 태어난 놀라운 기록도 있답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대머리우아카리는 오히려 그 붉은 얼굴 덕분에 건강한 짝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요. 망치머리박쥐는 이름 그대로 망치처럼 생긴 얼굴로 말 닮은 외모를 가졌지만 밤마다 노래를 불러 짝을 찾는 낭만적인 생물이기도 해요.
또 다른 주인공 붉은입술부치는 진한 립스틱을 바른 듯한 입술을 지닌 물고기예요. 갈라파고스 바다 바닥을 다리처럼 생긴 지느러미로 걸어 다닌답니다. 식물성 식단일 것 같지만 갑각류를 사냥하는 육식성이라는 반전 매력도 있어요. 보라개구리는 자줏빛 감자떡 같은 몸으로 인도 땅속에서 대부분의 삶을 보내고, 여름철 번식기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로운 존재랍니다.
이들은 못생긴 게 아니라, 다르게 생겼을 뿐이에요. 생김새만으로 쉽게 판단하기보다는 각자의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놀라운 방식과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이들 중 많은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요. 생김새와 상관없이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걸 다시금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