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선언한 대기업이 해외에서 석탄발전소를 짓기로 하자 녹색 스프레이를 뿌리며 항의했던 기후활동가들 말이에요.
며칠 전, 그들의 마지막 재판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한 피고인의 아버지는 눈시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모로서 곁에서 지켜보며 어두운 밤을 많이 새웠는데, 이제 희망을 볼 수 있어 기쁩니다."
그날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글자와 숫자보다 누군가의 시뻘게진 코끝을 마주하는 순간에 마음이 크게 움직인다는 것을요.
구독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요? 소란했던 어제가 지나고 새날을 맞이한 우리의 마음이 언제나 따뜻한 쪽으로 움직이길 감히 바랍니다. 이미 따뜻한 펭친, 오늘도 희망찬 하루 보내세요!
펭팔 디렉터 이수연 기자
멸종위기종에 오른 균류 1300종의 조용한 외침
세상의 많은 멸종이 그러하듯 우리가 모르는 사이 조용히 사라지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땅속 균류(fungi) 역시 그렇습니다. 균류는 동물이나 식물과는 구분되는 독립된 생물군으로 동물 다음으로 종 수가 많습니다. 지구상에는 약 250만 종의 균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 이름 붙은 종은 약 15만 5000종에 불과합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생명의 기반을 이루는 균류는 식물과 공생하며 영양분을 나누고 생분해를 통해 생태계 순환과 건강을 유지합니다. 이런 균류가 멸종위기종 목록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최근 발표한 적색목록에 처음으로 천 종이 넘는 균류가 등재됐는데요. 새롭게 평가된 482종을 포함해 총 1300종의 균류가 목록에 올랐습니다.
적색목록에 올랐다는 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의미입니다. 균류 등재 확대는 그동안 보전 사각지대에 놓였던 생물군에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생태계 적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걱정이 됩니다. IUCN은 "균류가 사라지면 가뭄 저항성, 병해 억제, 토양 탄소 저장 능력 등 생태계가 지닌 회복력이 함께 약화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미시간에서 약 100년 만에 처음으로 새끼 퓨마가 발견됐습니다. 미국 미시간주 천연자원부가 공개한 사진에는 눈밭에서 뛰노는 새끼 퓨마 두 마리가 찍혀 있습니다. 한 주민이 운전 중 목격하고 촬영한 것이라고 하네요.
생물학자들은 이 새끼 퓨마들이 태어난 지 7~9주 정도 됐으며 어미가 근처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습니다. 퓨마는 일반적으로 생후 2년간은 어미와 함께 지내거든요. 이번 발견이 긍정적인 것은 미시간에서 100여 년 만에 퓨마가 자연 번식한 기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8년간 미시간주에서 퓨마가 목격된 사례는 130건이 넘지만 모두 수컷이었습니다. 만약 새끼들과 함께 있는 것이 암컷이라면 이 지역에 다시 퓨마 개체군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암컷 퓨마는 서식 반경이 넓은 수컷과 달리 활동 범위가 좁고 서식지를 자주 바꾸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물학자들은 지난 1월 미시간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적 있는 퓨마가 이번 새끼들의 어미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습니다.
미시간에서는 19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합법적인 사냥 문화로 미시간 토종 포유류인 퓨마의 개체수가 급감했습니다. 생물학자들은 1920년대 퓨마가 이 지역에서 멸종했다고 선언했고, 미시간주에서는 퓨마를 멸종위기 포유류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견이 얼마나 반가운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겠죠?
요즘 지브리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얼굴을 바꿔주는 AI서비스가 인기인데요. 오픈AI가 지난 3월 25일 'GPT-4o 이미지 생성'을 출시하면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브리풍' AI 그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챗GPT 일일 활성 이용자 수가 125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 성능이 높아질수록 환경 비용도 비싸진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AI 같은 첨단 기술을 구현하는 모든 과정이 탄소와 수자원 등 실제 물리적 자원과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MIT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AI 모델 훈련 과정에 필요한 전력 수요는 국가 단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사용자가 AI툴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웹 검색의 5배에 달하는 전력을 소모한다고 합니다.
서버 냉각에 활용되는 물 사용량 역시 어마어마한데요. AI 모델의 수자원 사용이 새로운 환경 위기로 부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를테면 GPT-3의 훈련 과정에 소요된 물은 약 70만 리터로 미국 평균 가정 20년치 소비량과 맞먹습니다. 사용자가 던진 20~50개의 질문에 답변하는 데는 평균 500ml의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데이터 센터의 냉각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폐수의 환경적 영향도 염려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산업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만큼 기술 진보에 걸맞은 환경적 규제에 대한 논의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