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3월 역대 최고기온이 경신되고 역대 최악의 산불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해 역대 가장 뜨거웠습니다 그간 보지 못했던 이 기록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최근 기후 소식과 멸종동물 뉴스를 전합니다
펭팔 디렉터 곽은영 기자
끝인 줄 알았는데,
아직도 더 남았네?
지난주에 내린 눈폭탄을 기억하시나요? 서울에는 기상청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 가장 늦은 대설특보가 내려졌는데요. 눈이 그치자 전국 곳곳에서 3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경신되고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앞으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이달 공개한 ‘2024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은 175년 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습니다. 지구 열대화를 가리키는 각종 기후 지표 기록들도 갈아치웠습니다.
이 무서운 현상들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WMO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기회는 있다고 강조합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하려면 전 세계 지도자들이 나서 올해까지 새로운 국가 탄소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재생에너지 혜택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구에 울리는 경종을 받아들이고 더 나빠지지 않도록 행동해야 할 때 같습니다.
최근 130년 만에 희귀 개구리가 발견됐습니다. 등 한가운데 수직선이 있는 칠레 고유종 ‘알소데스 비타투스(Alsodes Vittatus)’인데요. 겉모습만큼이나 발견하기까지의 극적인 과정이 눈길을 끕니다.
이 개구리가 처음 발견된 건 1893년 칠레 남동부의 거대한 초지에서였습니다. 프랑스 곤충학자 필리베르 제르맹이 발견해 1902년 신종 개구리로 발표됐습니다. 이후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몇몇 과학자들이 다시 이 개구리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칠레 정부는 알소데스 비타투스를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습니다.
2015년부터 연구를 진행한 칠레 콘셉시온대 연구진도 2년간 허탕만 치다 연구원 클라우디오 코레아가 ‘제르맹의 탐험 지도를 그대로 따라가보자!‘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마침내 알소데스 비타투스 개체들을 발견하는 데 성공합니다.
알고 보니 과거 실패했던 개구리 조사들은 모두 잘못된 위치에서 이뤄졌던 거예요. 탐험 경로를 재구성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니 마침내 원하던 것을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어쩐지 많은 교훈을 주는 것 같습니다.
네팔의 야생 호랑이가 13년 만에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2010년 전 세계적으로 야생 호랑이 개체수가 3200마리 수준으로 줄어 멸종위기 경고가 나왔지만 네팔은 오히려 개체수를 대폭 늘리는 데 성공한 것인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네팔의 야생 호랑이 개체 수는 2009년 121마리였다가 2018년 235마리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355마리로 늘었습니다. 이건 2010년 국제적으로 설정된 목표인 ‘TX2(호랑이 개체 수 2배 증가)’를 조기에 달성한 성과로 네팔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 목표를 초과 달성한 국가가 됐습니다.
핵심은 서식지 복원과 강력한 밀렵 단속에 있었습니다. 특히 효과가 컸던 건 강력한 밀렵 방지 정책을 도입한 것인데요. 호랑이를 죽이거나 불법 거래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과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야생동물범죄관리국(WCCB)을 설립해 밀렵 단속을 강화했습니다. 네팔 군대와 경찰이 국립공원 안을 24시간 순찰하고, 지역 사회에서도 450개 이상의 밀렵감시단(CBAPU)을 조직해 주민들이 직접 숲을 순찰하고 밀렵꾼을 신고하도록 장려했습니다.
이밖에 호랑이 개체 수 증가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 건강 상태와 분포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합니다. 네팔의 호랑이 보전 성공 모델은 강력한 정치적 의지, 과학적 관리, 지역 사회 참여, 국제 협력이 결합될 때 멸종위기종이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