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펭친 여러분, 일주일 잘 보내셨나요? 저는 지난 주말에 도서전을 다녀왔습니다. 도서전의 이번 테마는 <비인간>이었는데요, 그덕분일까요? 제가 좋아하는 SF소설도 많았지만, 기후위기, 동물권,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났답니다. 많은 사람이 이에 관해 관심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 기쁜 소식이지만, 그만큼 위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에 착잡한 기분도 드네요. 펭친들도 그런 생각이 든 적 있으신가요? 언젠가 여러분께 좋은 소식만 전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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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예진 기자
변기와 물티슈가 만나면? '팻버그'
최근 뉴스펭귄 인스타그램 댓글창이 난리난 소식이 있었어. (댓글들을 보려면 클릭해) 얼마 전 전남 여수 쌍봉천에서 일어난 어류 떼죽음 기사였는데... 그 원인이 다름 아닌 '물티슈'로 밝혀지면서 물티슈의 환경오염 심각성이 화두가 됐지. 사람들이 변기에 버린 물티슈 때문에 하천 이물질을 걸러내는 기계가 막혀 역류했고, 결국 오폐수가 흘러들어 어류 30여마리가 죽은 사건이야😨🐟 대부분 물티슈는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고 다량의 방부제를 포함하고 있어. 방부제는 미생물 활동을 억제해 부패를 막고. 이 말인즉슨 물티슈가 땅에 매립돼도 오랜 기간 썩지 않는다는 뜻이겠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쓰고 버리는 물티슈. 땅속에서 분해되기까지는 무려 500년이 걸려. 변기에 버린 물티슈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야. 영국의 한 하수관에서는 이층버스 6개를 합친 것보다 긴 '팻버그(Fatberg)'가 발견되기도 했지🚎👾 팻버그는 기름을 뜻하는 '팻'과 빙산을 뜻하는 '아이스버그'의 합성어야. 변기에 버린 물티슈가 기름과 엉겨 붙은 덩어리를 뜻해. 물티슈가 기름과 결합해 점차 단단한 덩어리를 만들고, 결국 거대한 팻버그가 되는거지. 그렇다면 팻버그는 환경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반달가슴곰 KM-53이 죽었어. 경북, 경남, 전북, 충북 등 다양한 지역을 종횡무진하며 "벌통을 옆구리에 낀 채 두 발로 서서 도망갔다🐻🍯"는 만화 같은 증언이 전해지기도 했던 곰이야.(KM-53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통해 한국에서 태어난 53번째 수컷이라는 뜻이야) 대부분의 반달가슴곰이 방사 후 약 15㎞ 내에서 활동했던 것과 다르게, 녀석은 지리산에서 약 80㎞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는 등서식지를 개척해왔어. '오삼이'라는 애칭도 있었지. KM-53의 죽음은 발신기 교체를 위한 작업 중 벌어졌어. 지난해 2월 교체된 발신기의 배터리가 소진될 것이 예상돼 올해 4월부터 교체 시도가 이어져왔어. KM-53은 이례적으로 광범위한 거리를 이동했기 때문에 위치추적 발신기 여부가 매우 중요한 개체였지. 이 과정에서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들은 KM-53이 민가 경작지에 출몰하고 100m 이내까지 접근한 것을 확인했어🐾🐾 그리고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날 바로 포획에 나섰어. KM-53은 그동안 다양한 포획 방법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어서 마취포획이 결정됐고,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변에 장애물이 없는 평지에서 마취총이 발사됐어🔫🧑🏭 이후 KM-53가 갑작스러운 이동을 했는데... 관계자들이 따라갔을 때는 이미 계곡에 쓰러져 있었대.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KM-53는 결국 살아나지 못했어💭
야생동물고기, 일명 부시미트(Bushmeat)는 코로나, 에볼라바이러스 등 인수공통감염병 확산의 원인이자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주요인이야😡 그런데 불법 밀렵당한 야생동물고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공연하게 판매되고 있어. 최근 국제 연구진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 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조류·포유류·파충류 할 것 없이 야생동물 총 25종이 부시미트로 판매되고 있었대🦃🐀🐍 이 중 63%는 훈제, 30%는 신선육, 나머지는 요리 형태로 가공돼서 말이야... 게다가 판매 대상 중 16%가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준위협'부터 '위기' 등급으로 등재됐고,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거래가 제한된 생물들이었어. 비록 페이스북이 동물 사체와 가공품 등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무색하게도 불법 거래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야. 판매자 대다수는 당국의 규제를 피하려고 이후 왓츠앱(WhatsApp)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거래했대.
"아침 7시 여느 때와 같이 '띠리링' 알람이 울렸다. 밤새 틀어놓은 선풍기가 무색하게 방안에는 무겁고 습한 공기가 가득했다. 무언가 꺼림칙해 선풍기 쪽으로 손을 갖다 대니 바람이 나오질 않았다. 몇 번을 눌러봐도 그대로였다. 얼마 사용하지도 않은 새 선풍기가 고장이라니. 포기하고 에어컨 전원 버튼을 눌렀는데 어쩐 일인지 요지부동이다. '설마'하는 마음에 불을 켜보니 역시나 정전이었다. 하필 출근시간에 정전이라니 짜증도 났지만 되는대로 핸드폰 조명을 켜고 거품을 내가며 한창 머리를 감던 중이었다. 평소처럼 세게 나오던 물이 갑자기 '졸졸졸'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똑똑' 떨어지기 시작했다. 단수였다. 전기가 들어오질 않으니 펌프에도 문제가 생긴듯 했다. 급한 마음에 이따금씩 떨어지는 물에 대충 거품만 털어냈다.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릴 수도 없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우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펭친아,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알아?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처럼 타인의 자산을 위탁 받아 관리하는 기관이 투자대상기업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제를 발견했을 때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해. (2012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됐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금융기관이 투자대상기업을 방관하면서 초래됐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졌어) 연기금,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에게 단순 주식보유를 넘어선 역할을 요구하는 제도야. 이들 기관이 타인의 자산을 대신 관리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려면, 투자대상기업의 경영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입해야 한다는 거야.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내 금융기관이 주주로서 기업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창구로 진화했어🧐🔥 기후변화를 경제시스템 전반을 위협하는 리스크로 인식한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업에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세우고 관련 성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 이런 활동은 기후스튜어드십(Climate Stewardship)으로 통칭돼. 그렇다면 국내 기후스튜어드십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