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과 동물들의 신호 🐧🚨
펭친들, 어느새 입춘이 지나며 절기상 봄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아직 바람은 차지만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가장 먼저 변화하고 있습니다. 산불로 크게 훼손됐던 경북 의성 고운사 사찰림에 멸종위기종 담비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기후재난이 일상이 되어가는 가운데 올해 한국 사회는 기후대응에 있어서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에 <기후위기, 길을 묻다> 시리즈를 통해 국내 대표 환경단체들에 한국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먼저 바꿔야 하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기후와 에너지, 생태와 지역, 그리고 시민의 역할까지 서로 다른 시선들이 모여 그리는 지도를 따라가봤습니다.
인간의 공포와 욕망 때문에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 3종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맹독을 가졌다는 이유로, 비늘이 약재로 쓰인다는 이유로, 너무 특이하다는 이유로 살아남기 어려워진 생명들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과하며 우리가 자연과 맺는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본다면 좋겠습니다.
FROM.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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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공포심 자극했다고 멸종위기 놓인 동물 3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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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했음에도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있습니다. 최근 국제 보전단체 Fauna & Flora는 인간의 공포심이나 소유욕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 3종을 선정했습니다. 이들은 맹독, 단단한 비늘, 화려한 색처럼 생존에 유리한 특징을 갖고 진화했지만 그 특징이 오히려 인간에게 위협이나 욕망의 대상으로 보이면서 개체수가 급감했습니다.
먼저 카브리해의 세인트루시아 창머리뱀입니다. 섬 고유종이지만 오랫동안 외래 침입종이라는 잘못된 교육을 받아온 주민들에게 조직적으로 제거돼 왔습니다. 정부 차원의 현상금 제도까지 운영되며 개체수가 크게 줄어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EN)으로 지정돼 일부 지역에만 남아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템민크 천산갑은 몸을 덮은 비늘이 전통의학 재료로 쓰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거래되는 포유류가 됐습니다. 비늘은 과학적 약효가 없지만, 2016~2019년 압수된 비늘만 228톤에 달했고 2019년 한 해에만 약 19만 5000마리가 거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도의 무지개 타란툴라는 2014년 학계에 보고된 지 1년도 안 돼 희귀 애완동물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사이키델릭 거미’로도 불리는 이 종은 형광빛 금속성 광택을 띠는데 뼈가 없어 공항의 X-ray 검색으로도 쉽게 탐지되지 않아 온라인과 국제 택배를 통한 불법 거래가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여기에 도로 건설과 폭우로 인한 서식지 파괴까지 겹치면서 멸종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 IUCN 공식 등급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서식지가 매우 제한적이고 남획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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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담비..."자연복원 고운사 단골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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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 고운사 사찰림 산불 피해지에서 숲이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5개 환경단체와 연구진이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프로젝트 중간보고회’를 열고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해 온 산불 피해지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인공조림 대신 자연복원을 선택한 결과 숲이 스스로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확인됐습니다.
현장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담비·수달·삵이 반복적으로 관찰됐습니다. 특히 담비는 계곡과 능선을 오가며 자주 모습을 드러냈고, 수달은 하천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포유류는 17종 이상 기록됐으며 중대형 동물들은 비교적 빠르게 복귀한 반면, 작은 포유류의 종다양성은 아직 낮은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식생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 지역의 약 77%에서 땅을 덮는 식물이 전체 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고, 헥타르당 평균 3922그루의 나무 새싹이 확인됐습니다. 고사리, 진달래, 생강나무, 싸리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며 소나무 중심의 숲이 점차 활엽수 숲으로 바뀌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토양 침식 위험도 산불 직후보다 약 3.6배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조류와 곤충도 돌아오고 있습니다. 자동녹음장치 분석 결과 상류 지역에서 확인된 새 종수는 두 달 사이 17종에서 20종으로 늘었고, 울음소리 빈도는 2.5배 증가했습니다. 딱따구리류 4종도 확인돼 불에 탄 나무가 곤충과 다른 생물의 서식처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연구진은 “숲을 베고 다시 심지 않아도 자연이 스스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자연복원이 산불 피해지 복구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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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길을 묻다]
<뉴스펭귄>이 기후·생태위기의 길을 묻는 특별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최근 3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1.5도 목표’와 탄소예산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역시 폭염과 산불, 집중호우 같은 기후재난을 일상처럼 겪고 있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얼마나 바꿔야 할지에 대한 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2026년은 특히 중요한 해입니다. 지방선거로 선출되는 17개 광역단체장과 226개 기초단체장의 임기는 2030년까지 이어지는데, 그 해는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국제적으로 평가받는 분기점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2040년 석탄발전 퇴출 선언, 재생에너지 100GW 확대 계획 등 정책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와 국제사법재판소가 기후대응의 국가 책임을 분명히 한 만큼 이제는 약속이 실제 정책과 실행으로 이어져야 할 때입니다.
이런 전환점에서 <뉴스펭귄>은 환경운동연합, 그린피스, 녹색연합, 자연의벗, 녹색전환연구소, 기후솔루션, 플랜1.5, 빅웨이브, 케이팝포플래닛, 여성환경연대 등 국내를 대표하는 10개 환경단체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들은 생태와 지역, 산업과 성장, 시민 참여, 세대와 문화 등 서로 다른 시선으로 한국 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을 진단했습니다. 공통된 메시지는 하나였습니다.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부족하고, 법과 제도, 정책 구조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기후위기, 길을 묻다> 시리즈는 ‘환경운동연합’ 편을 시작으로 총 10회에 걸쳐 이어집니다. 기후와 생태,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전해드릴 예정이니 함께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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