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친들, 1월 잘 보내고 있나요? 이번 뉴스레터는 ‘환경은 정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보려 합니다.
트럼프의 환경 역주행이 국제기후질서에 어떤 균열을 내고 있는지, 전 세계 기후소송은 어떻게 상징을 넘어 실제 규제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시선을 조금 더 넓혀 야생동물 밀수라는 보이지 않는 범죄가 어떻게 형태를 바꾸며 생태계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지도 전합니다.
국제사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연일 경고하고 있는 지금, 같은 위기를 두고 전혀 다른 선택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치가 멈춘 자리에서 누군가는 법을 통해 기후 대응을 밀어붙이고 있어요. 기후와 생물다양성, 법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장면들. 지금 같이 들여다봐요!
FROM.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국제 기후기구 줄줄이 탈퇴...트럼프의 ‘환경 역주행’
미국이 다시 한번 국제 기후 협력 흐름에서 이탈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후위기 대응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내비치면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7일 기후변화 연구, 대응정책 수립과 연계된 다수 국제기구에 대한 탈퇴가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습다. 여기에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는 1기 임기 시작과 동시에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는 등 ‘기후위기는 사기’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2기 취임 이후에는 국립해양환경청 직원을 다수 해고하고 31개 환경 규제를 줄줄이 철회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미국은 지난해 말 발간한 ‘국가안보 보고서’를 통해 “미국을 위협하며 적대 세력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재앙적인 ‘기후변화’ 및 ‘넷제로’ 이념을 거부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기후 대응 체계에 큰 파장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외 환경단체 등은 미국이 탄소 다배출 국가여서 기후대응 후퇴 영향이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녹색전환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1%를 차지하고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7.5톤으로 다배출국가 중 하나인 중국의 거의 두 배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환경 역주행’이 단기적 정치 선택을 넘어 장기적인 글로벌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제 공조의 균열은 결국 전 세계 모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기후소송이 4000여 건 넘게 진행되면서 법원이 이를 다루는 방식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부나 기업에 책임을 묻는 상징적 의미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실질적인 감축 조치와 정책 변화를 끌어내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개발사업의 인·허가를 취소하거나 기업의 친환경 홍보를 법적 문제로 다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각국 법원이 기후위기를 단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권과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법 판결이 내려지거나 기업에 구체적인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예컨대 영국 스코틀랜드 법원은 정부가 북해 유전·가스전 개발을 승인한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브라질 남부에서 추진되던 대형 석탄발전·탄광 사업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계획된 탄광 확장 사업도 전 과정 배출량 평가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무산됐습니다.
국내에서도 2025년 한 해 동안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소송이 연이어 제기됐습니다. 지난 8월에는 농업인들이 농업 피해를 이유로 한전과 발전자회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밖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LNG 발전소 허가취소 소송, 포스코 광양 제2고로 개수를 둘러싼 민사소송, 한국가스공사의 모잠비크 FLNG 투자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 개별 사업과 기업을 겨냥한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소송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근 적발된 야생동물 밀수 사례를 보면, 불법 거래 양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항과 항만에서만 이뤄지던 밀수는 이제 국제 우편, 택배, 개인 수하물까지 다양해졌고 단속망을 교묘히 피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밀수 대상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한때 상아나 대형 포유류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희귀 파충류, 열대 조류, 곤충, 심지어 달팽이까지 거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작은 크기의 동물이나 알은 적발이 어렵고, 보호종이 ‘희귀 반려동물’이나 ‘관상용 수집품’으로 소개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거래 창구 역시 오프라인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온라인으로 이동했습니다. SNS, 메신저, 온라인 커뮤니티가 밀수의 주요 연결 고리가 되면서 판매자와 구매자는 국경을 넘나들며 빠르게 접촉합니다. 실제로 일부 플랫폼에서는 멸종위기종이 암호화된 표현이나 사진만으로 거래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밀수가 단순한 불법 거래를 넘어 생태계 붕괴와 감염병 확산 위험까지 키운다고 경고합니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거래들이 쌓여 큰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국제 공조와 온라인 감시 체계를 현실에 맞게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