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충격적인 멸종위기종의 발견 소식부터 우리 주변의 놀라운 보전 성공 사례까지 생태계와 정책, 그리고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바다악어 사체 소식은 외래종 관리 체계의 허점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와 함께 환경 정책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K-스틸법’과 ‘12차 전기본’ 사이의 에너지 딜레마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지구 온난화 시대, 우리가 어떤 에너지 로드맵을 그려야 할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희망과 감동의 순간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물 속에서 실종자를 찾는 경찰 수달 스플래시의 활약과 시민사회의 힘으로 매립 위기에서 벗어난 부천 역곡습지 이야기, 바다 PET 폐기물을 분해하는 미생물 발견 소식 등은 자연과 과학과 연대가 우리에게 주는 놀라운 해결책을 새삼 알게 합니다.
FROM.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물 속에서 실종자 찾는 경찰수달..."10년 근무 예정"
국내에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수달이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경찰과 함께 수중 수색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수달’로 활약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소식입니다. 두 살 된 수달 ‘스플래시’는 비영리 단체 다이빙 팀 소속으로 특수 훈련을 받아 물속에서 실종된 사람의 유해를 찾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4번의 임무를 모두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등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플래시가 특히 빛을 발하는 곳은 악어 때문에 수중 실종자가 자주 발생하는 플로리다 지역입니다. 악어가 시신을 혼탁한 물속에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때 잠수부들은 시야 확보가 어려워 촉각에만 의존해야 하지만 스플래시는 이런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이 경찰수달은 앞으로 약 10년간 활발히 활동한 후 은퇴해 코치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수달은 몸이 유선형이고 물갈퀴가 있어 원래부터 뛰어난 수영 실력을 자랑하는 동물입니다. 이런 천부적인 능력이 스플래시의 특별한 임무를 가능하게 한 것이죠. 한편, 세계 곳곳에서는 수달이 다양한 이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큰 수달은 서식지 파괴로 위협에 직면해 있는 반면, 네팔에서는 몸집이 가장 작은 작은발톱수달이 185년 만에 공식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는 수달 ‘루이’가 탈출 뒤 두 달 동안 야생에서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목격담이 이어지자 수색을 중단하고 야생 복귀를 허락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수달은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한 하천 수계에서 세력권을 가지고 살아가는 특성 때문에 개체 수가 적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절대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지던 국제 멸종위기종 바다악어 사체가 경남 사천 도로에서 발견돼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시민 제보로 알려진 이 악어는 국립생태원의 정밀 DNA 분석 결과 바다악어(Crocodylus porosus)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국내 자연환경에서 이 개체가 공식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체 길이가 70cm가 조금 넘는 어린 개체였고 몸의 외상으로 미루어보아 차량 충돌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한국과의 지리적 연결성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희귀종 출현보다는 불법 사육 및 유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다악어는 최대 7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파충류이며, 원산지에서는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위험한 종입니다. 연구진은 만약 바다악어가 국내 생태계에 정착할 경우 인명 안전과 생태계 교란 모두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022년 이후 악어류 개인 사육이 사실상 금지되었고 불법 소유 시 강력한 처벌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천 바다악어 발견은 단순히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국내 외래 파충류 관리 체계의 허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연구진은 법적 제도 강화뿐만 아니라 신고 체계 개선, 반복적인 모니터링, 불법 보유 개체 자진 신고 유도 등 정책 전반의 실질적인 정비가 시급함을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불법 유통 및 사육 관리가 어떻게 개선될지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천 역곡공공주택지구 내 ‘역곡습지’를 보전해달라는 시민단체의 요청이 받아들여졌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 구간에 대한 성토 계획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기로 부천시에 회신했습니다. 이 습지는 부천에서 드물게 자연적으로 형성된 저지 습지로 도시숲시민모임 등 시민단체가 현장 조사로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의 서식과 다수의 자연 물웅덩이를 확인하면서 생태적 가치가 재조명된 곳입니다.
논란은 LH가 공사 과정에서 나온 토사를 공원 부지에 성토하는 과정에 이 역곡습지 구간을 포함시키면서 시작됐습니다. 비록 사업계획 상 공식 보호구역은 아니었지만 시민사회는 생태적 가치를 주장하며 매립 철회를 강력히 요구해왔고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결국 부천시의 재검토 요청을 LH가 일부 수용하면서 맹꽁이의 원서식지를 지킬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습니다.
다만, LH는 사업 일정상 역곡습지를 제외한 공원부지 내 다른 저지대 구간의 성토는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 앞으로 공원 조성 과정에서 생태 보전 범위와 물순환 유지 등에 대한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민단체는 이 구간을 아예 ‘공공야생신탁공원’으로 지정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LH가 법적 습지보호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한 만큼 향후 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부천시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책무를 다해 적극적으로 조율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습지 매립 계획은 조정되었지만, 맹꽁이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LH가 대체서식지로 맹꽁이를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집단 폐사로 추정되는 사체를 발견했음에도 관련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거든요. 이에 대한 보고서 정보공개청구 역시 LH가 비공개 결정을 내린 상태입니다. 습지 보전 노력과 별개로 멸종위기종 이주 과정에서의 관리 책임 문제는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