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날씨,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셨나요? 비가 이틀에 한 번꼴로 내리더니 ‘가을장마’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
달라진 계절의 풍경 너머 지구 반대편에서는 도심에서 로드킬 당하는 펭귄과 에어비앤비 숙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갈라파고스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1.5℃ 기후 임계점, 재활용 사각지대에 놓인 미니 화장품, 공장식 축산의 충격적인 온실가스 실태까지... 지금 우리가 함께 짚어야 할 이야기들입니다.
FROM.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달라진 날씨가 가져온 새 위기 ‘가을장마’
올해는 9월까지 이례적인 고온이 이어지고,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리면서 ‘가을장마’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여름 장마가 끝나면 물러나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한반도 상공을 지배하며 기후 패턴을 바꿔놓은 겁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9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보다 47% 많았고, 비가 내린 날도 평년보다 6일 이상 늘었습니다. 10월 들어서도 이미 평년 치를 넘어선 강수량이 기록되며 추석 연휴 내내 이어진 비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기온 역시 평년보다 2.5도 높아 역대 두 번째로 더운 9월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한반도 상공의 수증기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합니다. 따뜻하고 습한 해양성 공기가 늦가을까지 유입되면서 여름철 고기압이 10월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입니다.
북태평양 해역의 해수 온도는 26도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기후위기의 여파로 바다가 달궈지고 가을에도 장마 같은 비가 이어지는 새로운 기후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의 영감을 얻었던 갈라파고스 제도가 팬데믹 이후 급격히 변했습니다. 관광업 붕괴로 생계를 잃자 일부 주민들은 보호종인 거북을 잡아 팔기도 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주민들은 생존 방법으로 단기 임대 숙소를 폭발적으로 늘렸고, 에어비앤비를 통한 관광업이 섬 경제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갈라파고스 관광 관측소에 따르면 관광객은 2007년 15만 명에서 2024년에 30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유네스코 권고치의 25배를 웃도는 규모인데, 이로 인한 쓰레기·오수 문제와 서식지 훼손이 심각해졌습니다. 일부 관광객이 야생동물을 괴롭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규제의 허점입니다. 호텔은 환경허가비와 운영 규제를 따르지만, 단기 임대 숙소는 이런 의무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숙소는 2015년 56개에서 2023년 1364개로 급증했지만, 관리·감독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에콰도르 정부가 환경부를 해체하며 자원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에콰도르 중앙은행은 갈라파고스의 자연이 매년 관광 수입 2억 7500만 달러, 탄소 저장 가치 3600만 달러를 창출한다고 추산했는데요. 그러나 이 가치는 원시성이 유지될 때의 이야기입니다. 개발 압력이 커지면서 보존과의 균형이 깨지는 ‘갈라파고스 패러독스’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남섬의 한 해안 도시에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펭귄, 쇠푸른펭귄이 잇따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람 손바닥보다 작은 이 펭귄은 도심 가까운 해안에서 살아가는데, 최근 차량에 치이거나 개와 고양이의 공격으로 폐사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쇠푸른펭귄은 키 25~30cm, 무게 1kg 정도로 바다에서 먹이를 찾고 해가 지면 둥지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해안 도로와 주거지가 가까워지면서 야간 이동 중 도로에서 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뉴질랜드 보전부에 따르면 매년 수십 마리가 로드킬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여기에 포식자 공격, 먹이 부족, 관광지 개발이 겹치며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멸치와 정어리가 줄어들자 굶주림으로 죽는 대규모 사건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관광객의 조명과 인프라 확장도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당국은 도로 제한속도, 둥지 울타리, 반려견 통제 등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도심과 맞닿은 펭귄 서식지 특성상 사고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습니다. 보전부 관계자는 “쇠푸른펭귄은 뉴질랜드의 소중한 야생동물이자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펭귄”이라며 “도심과 인접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만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식과 행동이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