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시작됐지만 무더위가 가신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예년보다 높은 기온 전망이 잇따르면서 “가을은 언제 오나” 하는 목소리만 들립니다. 지난해처럼 폭염과 폭설이 뒤섞였던 기억이 되살아나며 날씨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 기괴한 야생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좀비 다람쥐와 파란 멧돼지, 주황색 상어는 단순한 특이 사례일까요, 아니면 기후위기의 경고일까요. 더불어 국내에서 4000만 개나 버려지는 우산을 고쳐 쓰는 작은 실천부터, 늦더위 속 물 부족으로 시름하는 강릉의 가뭄 소식까지 함께 담았습니다.
자연의 변화는 우리 삶과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버려진 우산을 다시 쓰는 일, 더위와 가뭄 속에서 물 한 방울 아끼는 일, 뉴스 속 낯선 동물을 궁금해하는 시선 하나까지 모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9월에는 평소보다 조금만 더 주의 깊게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FROM.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좀비 다람쥐·빨간 상어·파란 멧돼지...지구에 도대체 무슨 일?
온몸이 종양으로 뒤덮인 좀비 다람쥐, 형광 파란색으로 변한 멧돼지, 주황빛 피부를 가진 상어까지... 최근 전 세계에서 기묘한 모습의 야생동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감염이나 희귀한 유전적 장애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보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다람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얼굴과 다리에 종양이 돋아나는 섬유종증이 퍼지고 있고, 캘리포니아에서는 살서제 독성 때문에 고기와 지방이 파란색으로 변한 멧돼지가 발견됐습니다. 코스타리카 해안에서는 세계 최초로 황색변색증과 백색증을 동시에 가진 주황색 상어가 낚여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상한 생물은 해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심에서 털이 모두 빠진 너구리가 구조되거나, 항아리곰팡이병에 감염돼 피부가 각질화된 개구리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멸종위기 양서류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단순히 개별 사례일 수도 혹은 기후위기와 생태계 교란의 신호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합니다. 분명한 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 기이한 변화들이 우리에게 ‘자연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여겨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 처서는 기상 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후 가장 더운 처서였고, 대전(34.1℃), 부산·대구·전주·광주 등 주요 도시가 기록적인 늦더위를 겪었습니다. “이러다 또 작년처럼 계절이 널뛰기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죠.
기상청 전망을 보면 그 우려가 전혀 근거 없는 건 아닙니다.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체감온도 33℃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질 수 있고, 일부 지역은 열대야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침 기온 21~26℃, 낮 기온 29~34℃로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 예상돼요.
더 먼 전망도 비슷합니다. 9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 최대 60%, 10월 역시 평년 이상 확률이 높게 나옵니다. 이른바 ‘추석 무더위’가 재현되고, 늦더위가 10월까지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지역별 편차는 있겠지만 전국적으로 더위의 꼬리가 길어지는 패턴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작년을 떠올리면 마음이 더 불안해지실 수 있습니다. 초여름부터 이어진 이른 무더위, 7~9월 폭염, 그리고 11월 말 갑작스러운 폭설까지, 극단적 변화가 한 해 안에 겹쳤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가 다시 오지 않을까’라는 걱정, 충분히 이해됩니다. 수시로 예보를 확인하고 무더위·폭우·폭설 각각에 맞는 생활 안전 수칙을 미리 점검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우산이 약 4000만 개에 달한다는 사실, 아시나요? 금속·플라스틱·천이 뒤섞인 복합 구조 탓에 재활용도 어려워 대부분 소각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유해가스가 배출됩니다. 이런 현실에 문제의식을 품고 “우산에도 두 번째 삶을 주자”는 사람들이 모여 망원동에 ‘수리상점 곰손’을 열었습니다.
곰손은 버려진 우산에서 손잡이나 살대, 천을 떼어내 고장 난 우산에 ‘장기이식’하듯 붙여 새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우산 천은 선풍기 커버, 가방 등으로도 다시 태어나죠. 매주 목요일마다 모이는 ‘호우호우 팀’은 우산을 고치고, 시민들과 수리 기술을 나누며 작은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만들어갑니다.
대표 유혜민 씨는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환경운동가입니다. 그는 우산 수리를 통해 단순히 물건을 살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문가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해결하는 효능감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소비주의와는 다른 길을 택한 시민들이 각자의 사연을 담아 우산을 고치러 오는 모습은 ‘물건에는 단순한 경제적 가치 이상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곰손이 꾸준히 이야기하는 건 ‘수리권’입니다. 누구나 물건을 고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흐름이죠. 유럽처럼 제도가 마련되면, 고쳐 쓰는 문화는 더 확산될 수 있습니다. “우산은 버릴 게 없는 물건”이라는 그의 말처럼, 우리 손으로 다시 살려내는 경험이야말로 현대인에게 필요한 새로운 감각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