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다섯 달 넘게 발이 묶인 대형 선박 1500여 척이 전 세계에 해양 외래종 '슈퍼 전파'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이들 선박은 평소 항구 체류 기간(1~3일)보다 40배 이상 길게 정박하며 선체에 따개비·조류·미생물 등 부착생물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선박이 열흘 이상 정지하면 부착생물이 급성장 단계에 들어가고, 정지 상태가 길어질수록 방오도료 효과도 떨어져 오염이 가속화됩니다. 국제해사기구(IMO)도 18~30일 이상 정박한 선박에 대해 즉각적인 오손 관리(따개비 등 선박 부착생물 제거 작업)를 권고하고 있는데, 이번 정박 기간은 이를 훨씬 웃돕니다.
특히 페르시아만은 여름철 수온이 38도, 겨울에도 15~20도, 염분이 40psu를 넘는 고온·고염 환경입니다. 이런 극한 조건에서 살아남은 생물일수록 다른 지역의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정착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걸프 지역에서는 이미 비토착 해양 플랑크톤으로 인한 적조 발생이 목격됐습니다. 최근 조사에서는 이 지역 부두·정박지 12곳에서만 57종의 비토착·잠재 침입 부착생물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연구진이 선박 이동 데이터(선박 3027척, 기항 24만8000여 건)를 분석한 결과, 걸프 지역을 떠난 선박은 한 달 안에 전 세계 항구로 퍼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흔한 부착종인 따개비 한 종은 수온 30도에서 개체당 하루 36마리의 유생을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선체 하나에 수백만 마리가 붙어 있었다면 넉 달간 방출된 유생 규모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옵니다.